작년에 꽤 재밌게 읽었던 수확자 시리즈의 작가가 쓴 책이라서 읽게 된 <게임 체인저>
개인적으로 닐 셔스터먼이라는 작가는 하고 싶은 말을 꽤 재밌는 상상력으로 그려나가는 작가인 것 같다.
우리와 그들의 경계를 나누지 않는 세상을 주인공에게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보여주는 책 <게임 체인저>의 리뷰이다.
<게임 체인저> 닐 셔스터먼 / 우리와 그들의 경계를 나누지 않는 세상

소설 <게임 체인저> 리뷰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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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미국 백인 10대 청소년인 미식축구 선수 애시, 가정의 경제적인 상황도 학교에서의 친구 관계도 평범한 소년일 뿐인 주인공은 미식축구 경기장에서 상대 팀과 부딪친 순간, 본인이 알고 있던 세상과는 달라지는 것을 경험한다.
처음에는 교통 신호등의 정지 신호가 파란불로 바뀌고, 부모님이 부자가 되지만 친구를 잃고, 그다음 경기에서는 자신이 여자가 된다. 애시가 부딪칠 때마다 자신이 존재했던 세상이 좋지만은 않지만 더 최악의 세상도 있다는 것을 깨닫고 원점으로 돌리려는 결심을 한다.
2. 책 속의 문장들
소설에서 등장하는 '차별'과 관련된 문장들
- 내가 본 건 그저 지지를 표현하는 사람들이었지만, 리오가 본 건 시위자들에게 엄지를 치켜세우는 것으로 시민의 책임을 다했다고 여기는 사람들이었다. 〈흑인 목숨도 중요하다〉는 구호를 인정하는 것만으로 홀가분해졌다는 듯이
- 학대자들이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이유는 흔적을 크게 남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핵무기가 아니라 방사능 구역이다. 토네이도가 아니라 폭풍 전야의 화창한 하늘이다.
- 인류 역사에서 서로가 서로를 같은 인간으로 받아들인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을까? 〈우리〉와 〈그들〉 사이의 경계는 결코 메울 수 없는 틈일까?
- 우리가 쓰는 언어는 미묘한 멸시로 가득 차 있다
- 특권을 가진 이들이 무엇이 차별이고 무엇이 혐오인지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의견이 반론으로 제기됐다
- 하지만 〈문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와 〈문제가 아니다〉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그 차이를 몰라보는 게 바로 특권이다.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는 문장들
- 어릴 땐 흔히들 그러게 된다. 그게 뭐든 부모님이 식탁 위에 차려 준 대로 먹기 마련이다.
- 〈천성 대 환경〉이라는 개념이 있다. 우리는 얼마만큼 선천적이고, 또 얼마만큼 후천적일까?
- 〈어쩌면〉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마음을 졸이며 산다.
잘못될 수도 있는 모든 일, 대개 절대 오지 않을 끔찍한 내일들을 걱정하느라.
그런가 하면 어제에 발목 잡힌 사람들이 있다. 〈했더라면〉파.
기회를 놓치고 어리석은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후회하고 거기서 평생 벗어나지 못한다.
되돌릴 수 없는 어제를 다시 사느라 에너지를 끌어다 쓴다. - 아무리 병들었어도 희망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사는 게 나으니까.
- 나를 가장 괴롭힌 건 변화의 본질이었다. 나는 지난번처럼 세상을 내 안에 들인 게 아니었다. 이건 분명 전면적 변화였고, 그건 즉 나만의 변화가 아니라는 뜻이었다.
- 「사실 가장 평화로운 버전의 지구는 애초에 지적 생명체가 싹트지 않은 곳이지.」
- 내가 겪은 일로 내가 더 현명해졌는지는 직접 판단할 일이 아니다. 다만 겸손해졌다는 건 안다. 나 자신의 무지가 날 가르쳤다.
3. 떠오르는 생각들
우리가 쓰는 언어는 미묘한 멸시로 가득 차 있다.
인종차별, 성차별, 동성애 혐오 등과 같은 사회의 어두운 측면을 담은 소설이라
직접적인 차별에 대한 내용도 나오지만 우리가 가장 세심하게 살펴봐야 하는 문장이 아닐까 싶다.
옮긴이의 말에 적혀있던 김영하 소설가의 말 "소설은 우리를 다른 세계로 데려가서 나와 전혀 다른 상황에 있는 인물에게 감정 이입을 하게 만든다"라는 말처럼 직접 경험해야만 아는 존재가 아닌 간접적인 경험으로 이해하고 나아갈 수 있는 존재가 인간임을 잊지 않기를...
연말이면 아직도 회사에서는 '여성 임원의 TO가 정해져 있다'라는 소리가 종종 들리는 사회에 여전히 살고 있음을 지각하며
역시 <문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를 <문제가 아니다>로 바꾸는데 조금은 시간이 더 걸리지 않을까 싶다.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에 대한 차이
애시가 바꾼 2번의 세상에서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에 대해 연달아 생각해 보게 된다는 점이다.
다양한 성이 있다는 것은 기사와 나무위키로 접하기는 하지만 2가지 주제 모두 나에게는 거리가 멀었다.
내가 좋아하는 상대가 동성이라는 감정은 '나'를 받아들이기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상대'의 성별을 받아들이는 데에서 오는 혼란이라면
생물학적 성별과 성정체성이 다른 경우는 사회적인 '나'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부정하는 과정이 동반될 것 같다는 상상을 해봤다.
4. 작가 & 총평
[작가] 닐 셔스터먼
- 1962년생, 미국 작가
- 국내에는 늦게 소개된 편이지만 현지에서는 여러 문학상을 탄 중견급 작가
- 국내 출간 대표작 <수확자> 시리즈
[총평] 우리와 그들의 경계를 나누지 않는 법을 알려주는 책
<수확자>도 이야기를 풀어가는 배경 자체가 흥미로웠던 책이라 시리즈를 모두 순식간에 읽을 수 있었던 책인데
<게임 체인저>도 변해가는 세상이 흥미로워서 책을 계속 읽게 되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돈이 계급이라면 인간이라는 존재는 차별을 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가 아닐까?
인류 역사에서 서로가 서로를 동등하고 평등한 관계라고 인식한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었을까?
소설에서 변하는 세상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우리와 그들의 경계를 나누지 않는 방법에 대해서 자신의 무지함을 인식하고, 겸손하라는 표현으로 대답했다고 생각한다.
소설 속 결말은 어쩌면 뻔한 해피 엔딩이지만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그 희생의 이유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더 나은 세상에서 살게 하고 싶은 마음이라는 건 책을 읽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마음이기를 바란다.

닐 셔스터먼의 작품 몇 개가 OTT로 제작되고 있다는 기사를 봤는데
가장 기대되는 작품은 사실 <수확자> 시리즈지만 구현되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영화로 제작된다면 영화관에서 보기를 기대하며, 최근에 방문해서 만족했던 영화관 <명필름아트센터> 사진으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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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미국은 영어덜트 소설이 굉장히 잘 팔리고 있고 어쩌면 지금이 최전성기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유행을 봤을 때 틱톡 같은 SNS 플랫폼이 오히려 책을 더 읽게끔 하는 역할도 하는 것 같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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